2012년 전주,군산 나들이(둘째날)

mistwoo 2012. 11. 12. 19:26

둘째날 일찌감치 아침 먹고 군산 시내 나들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단팥빵으로 유명한 이성당 빵집.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빵집이라는데,

그나마 처음 찾았을 때는 사람이 많긴 했어도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 빵 사는데 무리가 없었는데,

추가 구매를 위해 들렀을 때는 어마어마한 인파에 추가 구매 포기.

다른 빵은 그닥 맛있는 줄 모르겠으나, 단팥빵만은 맛있더군.

그래도 너무 심하게 사람 많다.

 

 

두 번째로 들른 곳은 일본식 사찰이라는 동국사 가는 길.

동국사로 올라가는 아주 짧은 길은 저렇게 나름 이쁘게 꾸며놨다.

길은 무척 짧은 편이지만, 아기자기한 맛은 있다.

근데...그렇다고 공간에 대한 국무총리상까지 받을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군산 창작 문화 공간 여인숙 정면.

간판이나 타일, 창틀 디테일들이 참 예쁘게 어우러져 있다.

나름 소소한 재미가 있네.

 

 

아주 짧은 거리를 올라가면 바로 동국사가 보인다.

동국사의 규모는 이게 다다..ㅎㅎ

예전에 일본 여행갔을 때 봤던 일본 사찰 모습 그대로다.

보통 우리식의 대웅전으로 이르는 길을 가지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저 지붕의 경사.

우리는 저렇게 안하지.

창살의 디테일도 우리의 것과는 많이 다르다.

 

 

파란 하늘과 풍경이 참 잘 어울리더군.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소위 우리가 말하는 포 형식도 여기서는 다른 모습이다.

전형적인 일본식(?)

 

 

모양새는 달라도 가르침은 같겠지?

 

 

동국사를 나와 군산 시내를 천천히 돌아봤다.

여기는 예전 일본의 목포상 중 가장 부자였던 히로쓰 라는 사람의 집이었다는 신흥동 가옥.

전형적인 일본식 목조 주택.

군산 시내에는 이렇게 곳곳에 일본식 건축물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식민지 시절. 호남의 3대 곡창지대에서 생산되던 쌀들을 일본으로 송출하던 요지가 군산항이었기 때문이란다.

참...씁쓸하고도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슬픈 역사의 흔적들이다.

지금은 그걸 관광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도 웬지 아이러니 하고.

 

 

군산 근대역사 체험관이라는 곳인데,

모두 일본식 가옥 형태로 지어서 숙박시설과 까페를 만들어놨다.

근데...군산의 근대사=식민의 역사 를 굳이 이렇게까지 활용할 필요가 있나 싶다.

새로 조성되는 관광지 건물도 모두 일본식.

좀...그건 아니지.

 

 

군산의 어느 골목.

창살이 독특하다.

이 역시 일본식 주택의 흔적이다.

나름 대문색과 창틀색, 벽돌이 잘 어우러진 모습이 예뻐서 한 컷.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전깃줄이 집집마다 나와 있다.

아주 어렸을 적에나 보던 풍경.

 

 

각 집에서 나온 전깃줄 들은 저렇게 전봇대에 연결된다.

나름 재미난 모습.

 

 

얼마쯤 오래된 가게일까?

센베이 과자를 팔던 명신 슈퍼.

좋아하지 않는 과자인데다, 배가 불러서 사진 못했지만.

가게 평상에 가득 올려진 과자와 할머니를 뵈니, 한봉지 사야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더군.

결국 사진 않았다..ㅋ

 

 

정말 오래된 양장점.

옷감은 대체 언제적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름도 홍콩 양장점.

실제로 할머니가 안에 계셔서 여전히 일손을 놓지 않고 계시는 듯 했다.

군산 골목길은 과거의 모습들이 비교적 많이 남아있어 솔솔한 재미가 있다.

 

 

군산항쪽으로 옮겨보니 옛군산세관이 있더군.

여기서 얼마나 많은 쌀들이 훔쳐갔을라나.

이 나~~쁜 일본 넘들!

 

 

지금의 군산항은 평화롭다.

맑은 하늘과 군데군데 있는 선박들이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좌측편에 보이는 부유식 다리가 그 식민의 잔재 중 하나다.

 

 

씁쓸함을 뒤로하고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군산 철길마을.

2008년까지는 실제로 저 철길로 기차가 다녔다고 한다.

지금은 군산역이 옮겨지면서 철로가 바뀌어 흔적만 남아있고.

 

 

철길 양편으로 이렇게 집들이 죽~ 늘어서 있다.

어찌 이리 길을 낼 생각을 했던건지.

정말 기차가 다닐 때는 무서웠을 것 같은데.

오른쪽은 주로 가정집들이고, 왼쪽은 창고가 자리하고 있더군.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길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주민들로서는 좀 귀찮은 상황일 듯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떠나긴 했나보다.

곳곳에 폐가처럼 흩어진 곳들이 꽤 된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여기는 또 어떻게 변해있을라나?

관광이라는 명목으로 복원이니 재생이니 이런 걸 하고 있을라나?

 

 

 

골목길의 작은 디테일들.

햇빛이 유난히 강했던 날.

하얀 벽면과 파란 대문. 담쟁이 덩쿨이 나름 잘 어울렸던 곳.

 

 

할머니의 멋스런 티셔츠가 잘 가라고 인사하는 듯 했다.

 

이틀간의 짧은 전주, 군산 나들이.

오랜만에 사진 찍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녀본 듯 하다.

출발전에는 여기에 가면 뭐 볼 거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었지만.

나름 소소한 재미를 주었던 것 같다.

두 도시는 참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전주는 전통 한옥들이 즐비하고. 그 한옥들의 대부분은 리모델링으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그곳의 영화롭던 시간을 보여주는 반면.

군산은 주로 일본식 가옥에, 남아있는 건물들 중 낡은 건물들이 꽤나 많으며,

힘들었던 시기를 되새김질 하게 한다.

거리상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인데도 참 다르다.

늘상 똑같은 거리보다는 이런 각각의 색깔을 갖고 있는 두 도시 참 매력적인 듯.

하지만...여전히 군산의 관광지 신축 건물들을 일본식으로 짓는 건 맘에 안든다.

 

아참...그리고, 전주나 군산이나 전라도 답게 음식은 참말로 맛있다!!!

나중에 다시 천천히 둘러보고 싶은 곳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