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7
지난 슈퍼밴드 서울 공연에서 자리 문제로 공연을 제대로 보지 못한 듯 하여 부랴부랴 구한 부산 공연 보는 날.
기왕 간 김에 부산 구경도 할 겸 아침 기차를 타고 출발했다.
우선 짐을 맡기고 돌아다니기 위해 호텔로
부산역에서 호텔까지 걸어가는 길에 마주쳤던 골목길 풍경.
부산에는 유독 산동네가 많은 데 요즘은 산동네 살리기 프로젝트인지 형형색색 새로 도장한 집들을 자주 마주칠 수 있었다.
개발되지 않고 이런 모습들이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그곳에서 사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네.
우리가 묵을 호텔 코모도.
도심 한복판에 이런 쌩뚱맞은 건물이 있었다니. 처음 알았네.
1979년에 지어진 건물이라는 데 우째 모르고 있었을까?
오래된 세월만큼 균열 보수 흔적이 상당하다.
허나...건축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저러면 큰일 나는 줄 알겠지만, 안전상 문제 있는 것이 아니니 걱정들 마시길.
로비에 있던 샹들리에.
아...여기 외관에서는 웬 짝퉁 한옥 따라잡기인가 싶었는데
내부는 정말 멋지다.
특히 내부 마감들은 한땀한땀 장인정신으로 지은 건물임을 느낄 수 있었다.
전통건축의 천장을 그대로 재현하고
벽체 타일도 기와 문양들을 사용하여 들어간 순간 감동!!!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내부 관리를 참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 시간동안 이 모습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았을텐데.
아무생각 없이 역과 가까우면서 가격이 저렴해서 잡은 곳이었는데 이런 수확이 있을 줄이야.
다음에 부산에 오게 된다면 또 묵고 싶은 곳이다.
호텔 찾느라 더위 속에 걸은 탓에 우선 시원한 까페에서 땀을 식히기로.
여기는 초량 845 라는 까페.
뷰가 정말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테이블도 띄엄띄엄 배치해서 와글거리는 느낌도 없고.
한낮의 햇살을 보기에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니 야경도 정말 예쁠 듯.
오래된 부산의 주택가는 저렇게 산의 스카이라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요즘 막무가내로 들어가는 삐죽삐죽한 고층 아파트들에 비해 자연스러운 이 느낌이 더 좋다.
땀 식히고 나서 찾은 곳은 지난 번에 왔다가 반한 민주공원과 충혼탑을 가기로.
예전에는 차로 바로 올라갔지만, 이번엔 버스를 타고 걸어가니 이런 멋진 산책로도 만날 수 있었다.
민주공원에서 보는 풍경은 언제봐도 참 멋지다.
저....고층 아파트들만 빼고...ㅠ.ㅠ
왜 저렇게 막 지었냐고!!!
이번엔 여유있게 민주항쟁기념관 내 전시장도 둘러봤다.
상설전시장의 순 우리말 표현. 늘펼쳐보임방.
참 예쁜 말이다.
찾는 사람들이 많진 않았지만, 나름 전시 관리를 잘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문득 예전 베트남 여행에서 찾았던 미술관들이 생각났다.
베트남 전쟁과 더불어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던 민중의 삶들, 예술 작품들.
민주항쟁기념관에서 그 때와 비슷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그 때 그렇게 지켜내었던 부산 시민들의 모습으로 현재도 지켜주기를 소망해본다.
정면에서 바라본 민주항쟁기념관.
횃불 형상이 제대로 보이네.
오래 전에 지어진 건물이라 마감재는 특별할 게 없지만
외관이나 내부 공간이 꽤 잘 지어진 건물이다.
자 이제 슬슬 충혼탑으로 넘어가볼까.
이 뷰는 한 번 더 찍어줘야지.
지난 번에 사진들을 올렸으므로 이번엔 요걸로 끝.
다시 찾은 충혼탑 또한 참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웬지 모를 경건함과 시야에 펼쳐지는 주변 풍광.
시원한 바닷바람이 맞부딪히는 곳.
이번엔 광복절 즈음이라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들이 있더군.
좀 돌아다녔더니 더워더워.
공연장 근처에서 시원한 것도 좀 먹고 바다도 보기로.
팥빙수 맛집 검색을 통해 찾아온 광안리 근처 홍옥당.
이 동네는 빵집이 유난히 많은지 빵천동이라고 부르더군.
그 첫번째 집이란다.
아...요거요거 완전 맛나다!!!
팥을 직접 삶으신 듯.
빙수와 연유의 조합도 적당하고 너무너무 잘 먹었다.
소스로 범벅한 일반 팥빙수집과는 완전 다름
다만...팥빵도 유명하다는데 빵은 살짝쿵 아쉬웠음.
부산에 왔으니 바다 구경도 해줘야지.
파란 바다와 하얀 광안대교가 잘 어울린다.
처음에 저걸 짓는다 했을 때는 개인적으로는 너무 인위적인 것 같아 거부감이 컸었는데
생각보다 바다와 잘 어울린다.
서핑족들 제대로 폼잡은 거 한 번 찍어보려고 기다렸건만
딱 저 한 사람 잠깐 설 수 있었던 것만 봤다 ㅋ
공연 들어가기 전 저녁을 위해 들어간 떡볶이 전문점 다리집.
부산이 고향인 선배가 추천했던 게 생각났는데 마침 공연장 바로 근처라 망설임 없이 들어갔다.
비주얼은 이렇다.
일반적인 떡볶이와 달리 가래떡을 크게 잘라 어묵국물에 잠시 삶고 양념장을 묻혀서 나오는 방식.
아....근데....내 입맛에는 아니다.
양념이 떡에 베어야 맛나지!!!
오징어 튀김도 유명하다는데 내용물은 실했으나 튀김옷이 별로라 그냥그런.
내부도 엄청 크고, 주차장도 있고, 사람도 엄청 많던데
다들 남기지 않고 다 먹던데 내 입맛이 다른가보다 ㅋ
자자~ 드디어 도착!!!
부산에 온 유일한 목적!!! 나머진 곁다리!!!
지난 번 자리에 비해 VIP석을 구한 덕에 무대도 다 보이고.
뮤지션들의 표정도 읽을 수 있었고.
사운드도 좋고. 역시...콘서트는 체육관에서 하면 안돼..ㅡㅡ
일정상 모네팀 빼고 5개팀 공연하면서 서울 공연보다 1곡씩 더 하더군.
난 그게 더 좋았다 ㅋ 모네는 내 취향 아니므로.
다들 서울 공연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여유도 있고, 연주 실력도 일취월장.
이전 공연에서 목상태가 안 좋았던 이찬솔 이번에 제대로 들으니 완전 대~~~~박!!!
너무 잘하잖아!!!
마음을 울리는 느낌이 있다. 연주자들도 너무 훌륭하고.
나중에 피플온더브릿지팀 꼭꼭 음반 냈으면 좋겠다.
잠시 이들에게 마음을 뺏겨 퍼플레인에서 갈아타야 하나 생각한 순간
다음 무대 퍼플레인.
헉!!!!! 역시 퍼플레인...ㅠ.ㅠ
채보훈 마지막에 주저앉는데 완전 필 팍!!!!
옆자리에 앉아계시던 분. 퍼플레인 팬이 아니었는데 오늘 공연보고 제일 잘한다고 칭찬에 칭찬을.
유일한 기립박수팀.
아흑...제발 음반내주고 단독 공연 해줘!!!
이 누나가 응원할게. 다 쫓아가고 지원도 해줄게 ㅋㅋㅋㅋ
하루종일 돌아다니고 3시간 30분을 발광하여 피곤하기도 했건만
돌아온 호텔 내부도 맘에 들어서 다시 힘!!!
시원하게 샤워하고 맥주한잔 하며 친구와 오늘의 감흥을 나눴다.
역시...혼자 보는 것보다 함께 보는 것이 끝나고 나서 여운을 나눌 수 있어서 참 좋구나~
새로운 한주를 위해 일찌감치 서울로.
부산역에서 밀면 한그릇 아침으로 먹었다.
아....요거 맛나네. 딱 내 스퇄~
달달하면서 시원한 양념장 들어간 국물에 쫄깃한 면발.
이거 가끔 생각나는 맛이다.
아....또 이렇게 주말 잘~ 보냈네.
주말마다 계속되는 공연에 체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어느 해보다 행복한 8월이다.
고~오~맙다 퍼플레인! 더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