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강릉(1)
강릉에 가본지는 한 10년도 넘은 듯 하다
갑작스레 잡은 강릉여행.
무엇보다 특별한 경험을 하는 시간도 있어서 한껏 설레었다.

주말에 막히는 길위에 있는 것보다는 편하게 가기로.
KTX는 이미 매진이라 프리미엄 우등고속을 탔는데 완전 좋다!!!
좌석 넓고 편안~ 앞으로 지방 여행은 요걸로 다녀야겠다.

강릉에 도착해서 하늘을 보니 왜 이리 흐린게야
오늘 밤에 별을 봐야 하는데...맘이 불안불안

일단 배부터 채우러 온 곳은 형제칼국수
나름 유명세가 있는 곳이라서 줄이 길~다.
난 기본 매운맛 먹었는데
매운 거 못 먹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못 먹고 남기더라는.
맛은...맛있다!!! 내 입맛에는 딱!!
얼큰하고 깔끔하고 떡볶이 국물 같은 느낌도 드는데 넘 달지않고
덜 매운맛을 먹어보니 요 느낌보다는 멸치국물 국수에 장을 넣은 느낌이라 기본 맛보다는 특색이 덜한 느낌이었다.
암튼 먹는 건 성공~

맛나게 먹고 나와보니 줄이 더 길어졌네
매운 거 못 먹는 사람은 그닥 매력 못 느낄텐데 ㅎㅎ


배불리 먹었으니 소화도 시킬겸 천천히 걸으며 구경 모드로.
먼저 찾은 곳은 임당동 성당
1955년에 지어진 근대문화유산이라고 하네
오래된 건물치고 비교적 보존도 잘 되어있고
유럽의 화려한 성당과는 달리 아주 소박하다.
일부 고딕 양식을 따오기는 했지만 아주 검소한 느낌.

그 옛날 갓쓴 신부님 모습.
얼마나 힘들었을까나...

성당 내부는 이런 모습
스테인드 글라스가 단조로운 실내를 환하게 해준다.
웬지 성당안에 들어오면 경건한 느낌이 들어서 말소리도 셔터소리도 내기 미안해지더라는

길에서 우연히 본 미술 전시 현수막 그림이 맘에 들어서 들어가본 작은 미술 갤러리.
맘에 들었던 그림 전시는 이미 끝났다 해서 작은 그림 하나 사고 작가님과 직접 인증샷!!
그림 느낌 느므 좋아서 담에 서울에서 전시하게 되면 꼭 가보리라!!
김슬기 작가님 대박 나세요~

동네를 걷다 마주치는 이런 풍경이 좋다.
어릴 적 추억 돋는 느낌.
아파트만 짓는 개발은 그만하고 이런 동네의 느낌을 살리는 걸 하면 참 좋겠는데...
강릉 시내만 해도 온통 아파트뿐.
서울. 대구. 대전. 부산. 강릉. 최근 다녀본 모든 도시들이 똑같은 모습들이다.



임당동 벽화마을 거리에서.
다른 벽화마을에 비해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하니 옛 동네를 떠올리게 하는 낮은 집들과 익숙한 풍경들이 좋더라.

골목 중간에 뜬금없이 트릭아트도 있음 ㅋㅋㅋ

동네 끄트머리쯤에서 본 락바
다른 건물들과 합성처럼 느껴진 외관
마치 팀버튼 감독 영화에 나올 법한 비주얼이다.
Old Rock Bar 라고 써 있던데
저녁 때 지나가는 길이었다면 바로 들어갔을 듯

임당동을 지나 이번엔 월화거리 걷기
월화가 대체 뭘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신라시대 무월랑과 연화부인의 사랑이야기라고 한다.
깊이 사랑하다 헤어져서 다시 만나게 되는 계기가
연화부인이 편지를 써서 잉어에게 물어보냈는데 무월랑이 자신의 아픈 어머니를 위해 산 잉어 뱃속에서 편지가 나와서 다시 만나게 되었단다.
그래서 뜬금없는 몇몇 잉어들이 거리에 보이나보다 ㅋㅋㅋ


생각보다는 토요일임에도 사람들이 버글거리는 느낌은 없었다.
몇몇 맛집으로 소문난 곳을 제외하면.
예전 철길이었던 곳을 메우고 지하로 KTX가 다닌다는데
서울의 연리단 길에 비해서는 길의 느낌이 많이 아쉽다.
지방 재정이 많지 않기 때문이겠지.
조경을 좀 더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빵 안에 짬뽕이 들어가있다는데 당췌 뭘까나?
줄이 꽤 길어서 먹을 생각은 안함
아마도...매운 야채호빵 느낌 아닐까? ㅎㅎ



남대천 주변 풍경
어느 새 맑아진 하늘 덕분에 풍경이 너무 이뻤다.
아직 구름이 많긴 하지만 오늘 밤 별을 볼 수 있는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시장쪽 월화거리를 지나 쭉 가다보면 월화정 이라는 정자 앞에 이런 뜬금없는 잉어가 딱!!
입에 편지 물고 있음. 설화를 안 찾아봤으면 대체 뭥미? 했을 듯 ㅎㅎ
근데 황금 잉어 너 좀 과하다!!

월화거리 끝까지 가보면 예전 기차 터널도 나온다.
좋은 느낌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냥 통행로로만 쓰여지고 있어서 아쉽네.

중간에 놓인 철길이 유일한 철로의 흔적이었군.
쭉 이걸 살려도 좋았을텐데.
아쉽아쉽

거리를 지나다 본 오래된 집 벽면
사람은 살고 있지 않나봐
줌을 땡겨서 찍었더니 화소가 거칠어지면서 그림같은 느낌이 나왔네


다시 시내쪽으로 돌아오며 들른 중앙시장
몇몇 애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들이 있는 골목은 사람이 많지만
다른 골목들은 한산하다.
이제 시장은 그 옛날 시장과는 다른 목적이 되어버린 듯.
지나치는 길에 달래며 도라지를 작은 좌판에 펼쳐놓은 할머니들을 마주칠 때마다 맘이 짠...한봉다리 팔아드리고 싶었는데 가방에 짐이 너무 많았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