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서산/태안(2)

mistwoo 2021. 4. 18. 12:16

두번째 목적지는 개심사.
왕벚꽃이 유명하다고.

개심사로 올라가는 길은 두 갈래인데
어쩌다보니 빙 돌아서 가게 되었다는 ㅎ
비 오는 날 산길을 걸을 때 느껴지는 풀내음은 좋은데
마스크를 쓰고 오르려니 답답하네~

오르는 길에 만난 은행나무 어린 잎.
넘 이쁘당~

개심사 내부는 이런 모습.
그닥 큰 사찰도 아니고 내부의 특별함을 보기는 어렵지만

이 왕벚꽃으로 유명한가 보다.

요게 왕벚꽃이라네.
한껏 만개한 상태는 아니지만 화려하긴 화려하더라는

청포도 빛깔을 닮은 청벚꽃도 있다.
분홍빛도 예쁘지만 얘가 더 이쁜 듯.
인물사진을 찍을 땐 덜 도드라지겠지만.

고즈넉한 암자와 벚나무가 잘 어울린다.

비가 꽤 내려서 우산들고 사진찍기가 힘들더라는.
사람들도 넘나 많고 해서
적당히 구경하고 다시 내려가는 길.
올라왔던 길과는 다른 계단을 오르는 곳이다.
나무가 울창하니 좋구나~

사찰 입구에 있는 좌판에서 두릅전에 막걸리 한잔.
먹을 땐 좋았는데
추운 날씨에 밖에서 찬걸 먹어서인지 오한이 들어버렸다는 ㅡㅡ

세번째 목적지는 해미 순교 성지.
입구에 있던 좋은 글귀들로 만들어진 나무가 좋아서 한 컷.

전체적인 모습은 이렇다.
꽤 넓은 부지에 성당과 망루가 있고.
순교 기념관과 순교탑도 있고.
야외 미사 보는 곳과 정원도.
호젓하니 느낌 좋은 곳이지만
과거에 천주교 신자 1,000여명 이상이 생매장 당한 곳이란다.
아주 큰 아픔이 어려 있는 곳.

소성당 내부.
한옥 느낌의 구성들이 다른 성당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여기는 대성당.
이리 보면 소성당을 확장한 듯한 느낌이지만

대성당은 천장이 압권!
광각 모드라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천장을 보면 웅장함에 압도되는 느낌이다.

천장 조명 일부만 켜보고 다시 한 컷.

원형 공간에 배치된 의자들이 보여주는 라인이 재밌다.

성당 내부 곳곳에 박해 당시를 표현한 그림들이 걸려져 있다.
이 그림은 우리 나라에서 성인으로 인정된 103명을 표현한 거란다.
이 작은 나라에...그것도 자생적으로 어찌 그리 천주교가 퍼질 수 있었는지 여전히 놀랍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내부 느낌도 좋다

옥상 문을 열고 나갔을 때 ‘아!!!!’ 하고 저절로 탄성짓게 했던 모습.

신자가 아님에도 예수님의 모습에 절로 경건해지게 만들었던 천장 구성.
이 성당은 정말 천장이 압권!!!

옥상에서 바라본 전경.
저 아래 무덤 봉분 같은 동그란 공간이 기념관인데
첨엔 왜 저런 모양이지 했었는데
나중에 가서 유해들이 모셔져 있는 걸 보니 이해가 되었다.

이렇게 쭉 뻗은 망루에는 뭐가 있을까 궁금하여 올라가봤다.

망루를 한층한층 올라갈 때마다 이렇게 벽면에 박해 받을 당시의 상황들을 조각해놨다.
한층한층 오르며 내부를 볼 때마다 섬뜩하기도 하고
왜들 그렇게까지 했을까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론 사진을 찍는다는 게 웬지 경건함을 헤치는 것 같아 미안해지기도 하더라는.

슬 밖으로 나와서 둘러보기로.
아주 조용하고 예쁜 공원에 온 듯한 풍경.

여기는 야외 미사 광장
여기 느낌 참 좋았는데
돌에 앉아서 미사를 보기엔 힘들 것 같다 ㅋ

여기가 1,000여명이 그대로 생매장 당했다는 진둠벙이란다.
지금의 모습이 너무나 조용하고 아름다워서 상상이 가질 않는다.

순교탑 밑에 비집고 나온 제비꽃이 웬지 대견스럽다.

기념관 내부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다녀가신 흔적들이 있다.
아 작은 동네까지 직접 오신 걸 보면 천주교 성지로서 정말 의미있는 곳인 듯

기념관 내부에는 박해 당시의 기록들로 가득하다

이곳은 발굴된 유해를 모셔둔 곳.
이름도 알 수 없는 무수한 신자들의 흔적들에 웬지 숙연해졌다.

한글로 된 이 서적을 보며
어쩌면 천주교가 그렇게 자생할 수 있었던 건
쉬운 한글로 된 성서들이 있었고
양반, 상놈이 아닌 모두가 하나님 아래 평등하다는 것이 억눌렸던 사람들을 깨어나도록 한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유독 더 많은 박해를 받았을테고...
그 옛날 깨어나던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지금의 우리는 어쩌면 그 때보다 더 잠들어 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