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제주(2)

언니, 오빠를 만나기 전까지 어디를 다닐까 하다가
이번 여행에서는 좋은 날씨 덕에 바다를 보는 게 좋겠다 싶어서 바다를 향해 돌기로 했다.
오늘 첫 번째 찾은 곳은 월정리.
그런데...하늘이 왜 이렇냐.
하고...실망하는 상황에서 주차하고 돌아보니...


헙!!! 뭐야~ 너무 예쁘잖아~
변덕스런 제주 날씨 답게 금방 쨍해지더니
하늘빛, 물빛이 그냥 예술이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엄청 많네.
서핑 즐기는 사람들을 피사체로 제대로 한 번 찍어보고 싶었으나
다들 초보인지 멋진 포즈는 커녕 제대로 일어서는 사람조차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는 ㅎㅎ

마음 같아서는 이런 노천 바에 앉아서 한가로이 맥주와 칵테일 먹으며 쉬어가고 싶었으나
오늘 렌터카를 반납해야 하므로


멋진 뷰를 가진 까페에서 커피와 케잌으로 대신했다.
한라봉 케잌 정말 맛있었는데 까페 이름을 모르겠네.
다시 가면 찾을 수 있겠지 ㅎㅎ

까페에 앉은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
다양한 푸른 빛의 향연으로 눈이 행복해진다.
한참을 앉아 까페 음악과 함께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봤다.
아무 생각 없이 눈 앞에 보여지고 귀에 들리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이런 게 힐링이지!!




여기는 투명 카약을 운영하는 포인트.
운전하다가 물빛이 너무 예뻐서 홀린 듯 끌려서 잠시 멈춘 곳이다.
여유가 있었다면 투명 카약 체험도 하면 좋았을텐데 아쉽네~
암튼...이번 여행에서 물빛은 완전 예술이구나~ 제주다운 물빛의 향연들에 눈이 호강한다.



언제와도 늘 아름다운 함덕이지만,
쨍~한 날씨에는 완전 미친 풍경이다!!
그러고 보니, 함덕에 왔을 때 날씨가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구나.
흐린 날이던, 쨍한 날이던 언제나 멋진 함덕이다.
나중에 친구들과 여름 물놀이를 위해 꼭 한번 와보 싶은 곳.

함덕 바다야 최고지만
오늘은 서우봉을 좀 더 위까지 올라보기로.


둘레길을 걷다 보니
이런저런 울창한 곳이 나오는데...
사람이 없어서 약간 무서운 느낌도 나더라는 ㅋ


일몰 포인트라는 데...
좁은 숲길을 지나서 가보니 덩그러니 있는 벤치 하나와 그 앞에 보이는 뷰.
그냥 초입 정자에서 보는 게 더 좋을 듯 하더라는 ㅎㅎ
암튼...오늘은 시간 여유가 없으니 서우봉 둘레길을 다 돌긴 어렵고
여기서 발걸음을 돌려본다.

내려오다 보이는 풍경.
아~~~~ 미친 풍경이다~~~
너무 좋아 함덕...ㅠ.ㅠ

햇빛에 반짝이는 느낌도 좋고

바다가 가진 온갖 푸르름도 좋다.

바다는 한 가지 색만 가진 게 아니다.
다양한 색의 향연.
이번에는 맑은 날씨 덕에 제주의 아름다운 물빛들을 원없이 보게 되었네.
제주 해변을 여러 곳 둘러봤지만, 적어도 내게는 함덕이 역시나 최고인 듯.

바다의 여운을 뒤로 하고,
짧게 가진 여유 시간에 뭘할까 하다가 들른 곳은 김택화 갤러리.
알고 간 건 아니고,
함덕 근처 갤러리를 검색하다 찾은 곳이다.

아하...이거 이거!!
너무나 익숙한 한라산 소주 라벨이 이분의 작품이었다.
제주를 너무 사랑했던 분 중의 한 분.
김영갑 작가가 사진이라면, 이분은 그림으로 제주 사랑을 표현한 분인 듯 하다.

갤러리 내부에는 제주에 대한 이분의 작품으로 가득하다.
사방을 둘러보다 보면 내게 익숙한 풍경들도 보이기도 하지만,
그 분이 보셨던 제주의 초기 모습은 지금과는 너무도 많이 다르기에 씁쓸함도 함께 하게 된다.
제주의 아름다움은 그대로의 자연인데,
이제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면서 난잡한 개발들로 제주의 아름다움을 망치고 있다는 느낌이
여기서 오래 전 그분의 시선으로 본 제주를 보다보면 훨씬 더 강하게 느껴지더라는.

여러 작품들이 있었지만,
이 작품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뿌연 안개가 가득하지만,
까만 돌만 초록이 더욱 도드라지는 순간.
이게 어쩌면 가장 제주다운 풍경일지도.

이분이 김택화 화백님이란다.

돌아가시기 바로 전까지도 작업하셨다던 습작들.
삶을 최선을 다해서 허투루 쓰지 않고 가신 듯 하다.
이번 제주 일정에서 여행자 모드는 여기까지.
자...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놀아볼까나~
이후부터는 언니, 오빠와 음주 모드로 사진 따위는 찍을 새 없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