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1)
3박4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나름 알차고 잼나게 다녀온 여행.
온통 초록빛으로 가득한 시야에 마음이 아주 맑아져서 온 듯.
이런게 휴식의 힘이겠지.
처음으로 가 본 정선, 영월.
아주 맘에 들었던 곳.
다녀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보고 싶은 곳이다.
지금부터 여름휴가 이야기 시작~
느즈막히 서울을 출발해서 처음 찾은 곳은 영월의 다하누촌.
자그마한 읍내인데, 한우 식육점이 있고, 거기서 고기를 사다가 근처 식당에서 먹는 시스템.
고깃값은 비교적 저렴하나, 이것저것 먹다보면 서울에서 먹는 정도의 가격은 나오는 듯.
고기맛은 괜찮았으나, 정말 훌륭하다는 느낌은 아니었음.
고기보다 훌륭했던 장칼국수.
요거요거 아주 제대로다.
강원도쪽에서는 칼국수 국물에 장을 풀어 맛을 낸다는 데, 깔끔하고 시골된장의 구수함이 동시에.
배가 불러도 계속 먹을 수 밖에 없었던 환상의 맛!
다하누촌 읍내에서 만난 재보궐 선거 유세 모습.
영월, 정선, 태백 의원 후보로 최종원씨라고 탤런트 출신인 분이 나오셨는데,
이날 민주당 대대적 지원 유세가 있었더군.
정동영씨, 박영선씨, 거기다가 박지원 전 대변인까지.
박지원씨는 션양의 아버지 친구분이셨더군.
션양 살짝 피해다녔건만 식당에서 계산하고 나오다가 딱 걸렸다..ㅋㅋ
점심먹고 찾은 곳은 선암마을.
선암마을은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곳. 그래서인지 이 동네 이름은 정식으로 한반도면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
정말 묘하게 닮아있다.
지형을 끼고 도는 강은 서강이라고 하네.
제주도도 있는데, 지금은 물에 잠겨 안 보인다.
한반도 지형을 따라 트레킹을 하거나 뗏목을 탈 수 있는 코스가 있다.
우리는 뗏목 타는 코스로.
갈 때는 천천히 물길을 따라 노를 저어서 가고,
올 때는 물길을 역행해야하기 때문에 저기 보이는 모터를 이용해 돌아온다.
노를 저으시는 분들이 부분부분 설명을 곁들여 주시는데,
너무나 친절하시고 좋으시다.
아쉬운 점은 뗏목 코스가 다소 짧아서 뭔가 다른 것과 연계한다면 좋겠다는 생각.
뗏목을 타고 서해위치에 들어섰더니 정면에 시멘트 공장이 마법의 성처럼 보인다.
다소 주변 풍광과는 안 어울렸으나, 묘한 신비감을 줬던 곳.
노젓기 체험(?)
친절한 사공님 덕에 할 수 있었던 인증샷이쥐..ㅎㅎ
느즈막히 출발한 덕에 점심먹고, 뗏목타고 나니, 시간이 꽤 늦어졌다.
오늘의 숙소는 하이원호텔.
회원카드를 바로 만들면 성수기 주중 40% 할인 가능.
비수기때는 60%까지.
여기 아~주 좋다.
주변도 예쁘고, 조용하고, 무엇보다 아주~~~ 시원.
한여름에도 25도를 안 넘는단다.
해발 1,100m에 위치해있기 때문인가봐.
산 아랫동네와도 공기가 확~ 다르다.
방에서 내려다본 풍경.
하이원 호텔은 골프클럽과 연결되어 있다.
하이원 콘도는 스키장과 각종 부대시설로.
강원랜드 호텔은 카지노와 연결.
여기 며칠 잡고 놀아도 괜찮을 듯.
이번에 가서 제대로 팬이 되어버렸다는..ㅎㅎ
리조트의 규모도 어마어마하고,
리조트내 드라이브 길도 너무 예쁘다.
가을에도 놀러오고, 겨울에도 보드타러 와야겠어.
카지노 구경갔는데,
내부에서는 사진을 못 찍는지라, 호텔 로비로 대체.
카지노 입장료는 5,000원. 배팅 금액은 자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게임에 몰입해 있었으나,
당췌 나는 뭐가뭔지 모르겠더라는.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미쳐(?)있는 듯한 모습은 쬐매 거시기 하더만.
아줌마들 정말 많더라.
카지노 구경 간단히 마치고,
호텔앞 호수공원 산책.
아기자기하게 이쁘게도 꾸며놨다.
석양과 함께 멋진 저녁 하늘도 보여주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가볍게 산책하기에 딱 좋은 코스.
호수 한켠으로는 영화 "식객"의 배경이 되었던 한정식집 운암정이 자리하고 있다.
내부 모습은 참 예뻤는데,
여기서 저녁을 먹으려 했으나, 메뉴판 보고 바로 생각 접음.
어찌 저리도 비쌀수가...ㅡㅡ
대신...우리가 도착한 날부터 오픈한 여름철 고객을 위한 동동주 스낵바에서 해물파전과 동동주 한 사발.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은데, 맛은 쵝오!!! 해물의 싱싱함이 살아있던 제대로 된 파전.
한참을 먹다보니, 음악분수 쇼도 보여지더군.
성우의 목소리가 좀 깨긴 했지만, 나름 멋진 모습 연출로 탄성을 만들어냈던 시간.
이렇게 휴가 첫날은 마무리.
예전 사북을 생각하면, 어찌이리도 완전히 바뀔 수 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
어떤 게 더 좋은 답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이원이 들어서면서 이 지방에 숨을 불어넣은 걸 보면,
관광상품을 개발하되, 자연을 너무 다치지 않게,
그러면서 사람들이 여유와 재미를 가질 수 있도록 아이디어만 잘 짜낸다면
많이 풀죽어 있는 지방을 살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게..어렵지만 말이다.
하이원은 그런 면에서 80% 이상은 성공한 경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