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그리고 주절거림
경강역 본문
서울로 올라가는 길을 의암댐 쪽으로 잡았다.
근처에는 자주 왔었지만, 한번도 제대로 보지 못해서.
그런데, 그럴 수 밖에 없었네.
주변에 어디 차 세우기가 마땅치가 않네.
겨우 눈흘김 하고 바로 차 빼서 서울로 Go~
그런데…가다 보니 “경강역”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띄네.
함 가봐? 하고는 바로 방향 바꿔서 경강역으로.
이게 바로 혼자 가는 여행의 묘미 아니겠어.
내키는 데로 돌아다니기…^^
경강역은 영화 “편지” 촬영지로 유명해진 아주 조그만 시골역이다.
파란색 지붕과 굴뚝, 붉은 벽돌이 참 잘 어울리네.
역인데도, 좁은 시골 길에 위치하고 있다.
입장료 500원을 내면 역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청량리에서 춘천까지 왕복하는 경춘선이 지나가는 길.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지나가는 기차도 볼 수 없었다.
여기에 아직 기차가 다니긴 하는 건가?
뿌연 하늘과 더해져 참 쓸쓸해 보였던 곳.
그래도 역은 참 아기자기 하다.
꽃밭도 있고, 항아리도 있고.
이 편지함은 영화에서 쓰였던 소품인건가?
온통 푸른색 일색인 역에서 선명한 빨강을 보이던 편지함.
영화 “편지”의 포스터가 한 켠에 놓여있다.
그곳에서 본 그녀의 한창 때 모습.
참…저 웃음을 좋아했었는데.
이 영화 보고 엄청나게 울었었는데.
문득 그녀의 웃음이 그리워졌다.
잠금쇠 마저도 정겹다.
누구의 아이디어일라나?
좁은 역 내부 모습
아무도 없었다.
매표소 안에 계시던 분이 아니었으면 이 역이 폐쇄된 줄 알았을 거다.
이렇게 하루를 열심히 돌아다녀서 참 좋았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딱 막히는 시간에 도로에 올라버렸다.
놀 때는 좋지만, 돌아오는 길은 피곤함이 두 배인 것이 혼자 여행의 단점이라면 단점 이랄까.
나중에는 다리까지 저리더군..ㅡㅡ
오랜만에 참 편안한 시간이었다.
시간을 천천히 돌리는 듯한.
올 가을, 짧은 이번 여행만으로도 푸근하게 지낼 수 있을 듯.